목차
0. 연재를 시작하며
1. 게임 기획자에 대한 인식
2. 게임 기획자는 무엇을 할까?
3. 정말 박봉일까?
4. 정말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인터넷상에는 무수한 게임 관련 프로그래밍과 드로잉 관련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저는 왜 '게임 기획'에 대한 정보는 없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으로, 제가 스스로 그러한 정보들을 만들어 내보고자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재를 통해 현재 게임 기획자를 꿈꾸거나, 이제 막 게임 기획 직군에 발을 딛은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게임 기획이란 무엇이고 어떤 능력이 요구되는지, 실무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까지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저 또한 우물 안 개구리이기 때문에 틀린 내용을 적을 수도, 최신 업계 동향과 다른 내용을 적을 수도 있겠습니다. 제 포스팅을 정답이라고 생각하시기보단 게임 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한 감을 잡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게임 기획자는 중고등학생들의 인기 장래 희망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리던 직업이었습니다. 특히 코딩이나 미술을 잘 몰라도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쉽게 보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요즘에는 '3N'이라는 말보단 일명 '네카라쿠배'라 불리는 웹/포털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인기가 더 올라간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이러한 분위에 맞춰 게임 기획자는 게임 개발 직군 중에서도 어느덧 비인기 직군이 되어갑니다. 예전에는 지원 비율이 기획:개발:그래픽이 5:3:2 비율 정도였다면, 지금은 개발자 지원 비율과 비슷해질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아마도 코딩 공부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기획자는 박봉이다'라는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에 굳이 기획자의 길을 걷기보단 개발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내가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임 기획자는 정말 매력적인 직군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게임 기획자는 (경영진을 제외하고) 그 영향이 크든 작든, 필연적으로 게임 개발 방향과 시스템 구현에 대한 결정권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릅니다. 모든 직군이 그렇듯 알아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그리 만만한 직군이 아닙니다. 개발이 잘못되면 서비스 이후 문제가 많이 터진다고 하죠. 하지만, 기획의 방향성이 형편없거나 기획서가 잘못 쓰이면 개발 단계부터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게임 기획자는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서 정말 중요한 직군입니다. 기획자를 꿈꾸고 계신다면 '개발자가 못될 것 같으니, 기획자나 할래'가 아닌, '정말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 볼래'라는 마인드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서 정의(Definition)와 디테일(Detail)을 담당하는 직업
소프트웨어 개발은 문제(issue)를 해결하는 일의 연속입니다. 저는 코딩과 그래픽 디자인 또한 방식만 다를 뿐 모두 이슈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
이슈 해결 과정에서 '정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슈가 정확히 정의되지 않으면 괜한 에너지를 낭비할 수도, 결국에는 해결하고자 하려던 이슈를 해결하지 못하고 문제를 더 증폭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는 '기획서'라는 양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제안합니다.
또한, 게임 개발 과정에서 디테일한 의사결정은 기획자의 의견이 많이 반영됩니다. 보상을 10개 줄 것인가 15개 줄 것인가 하는 것들입니다. 기획자는 자기 경험과 다양한 지식을 기반으로 미묘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기획자에게는 다수의 게임 플레이 경험이 요구됩니다. 당연히 게임을 많이 해봤어야 미묘한 차이를 알 수 있겠죠. 게임을 할 때 '이 버튼은 왜 노란색일까?', '이 NPC는 왜 혼자 포션의 가격이 다를까?' 하는 질문들을 던져본 적이 있으신가요? 평소에 호기심이 많고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려본 경험이 많으면 기획자에 어울리는 성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정의'와 '디테일'만이 게임 기획자라는 직업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의 정의는 다소 추상적이고, 누군가 말한 '하루 종일 엑셀을 만지는 직업'이 정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의 시작(정의)과 끝(디테일)을 담당하는 멋진 직업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가장 큰 틀을 정하고, 가장 세세한 부분을 조율하는 게임 개발에서 영향력이 큰 직군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좀 더 현실적인 얘기로 전환해보겠습니다.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을 Yes or No 중에 고르라면, Yes입니다. 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획자에게는 표면적으로 요구되는 '전문적인 스킬'이 없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해하고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는 미적인 감각과 실제로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기획자는 엑셀, 파워포인트 등 문서 툴을 다룰 수 있지 않냐고요? 그런 건 당장 고등학생 대학생만 되어도 습득할 수 있는 스킬입니다. 이 말은 반대로 VBA를 다룰 줄 알거나 영어가 유창하다거나 통계 또는 데이터 사이언스 등 다른 전문 지식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게임 기획을 하면서 급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대기업을 가는 것입니다. 게임 업계는 IT 업계 연봉 인상 랠리의 선발주자였습니다. 당연히 초봉이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만, 이건 언제까지나 대기업에 한해서입니다. 스타트업 수준에서의 연봉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인플레이션만 반영된 수준이죠.
그나마 위안이 되는 얘기라면 그건 다른 비개발 직군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디자이너, PM, QA, 운영, 사업 모두 대기업이 아닌 이상 개발 직군에 비하면 적은 초봉을 받습니다. 스타트업을 기준으로 하면 2,300~2,700만 원 선이 현실적입니다. 대기업이 기본 3,500만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조금 암울할 수도 있겠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비개발 직군으로 일하면서 연봉을 챙기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차후에 다뤄보겠습니다. 우선, 연봉을 많이 받고 싶은 게 목표라면 대기업을 노리시기 바랍니다. 만약, 대기업에 입사할 자신이 없거나 정말 게임에 대한 열정만으로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면 아래 항목을 읽고 '로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인디 게임계를 제외하고, 업계에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조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들 잘 팔릴거로 생각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이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게임 회사도 역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이니까요.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 의사를 가장 많이 반영할 수 있는 직군은 분명 기획입니다. 이건 말단 신입사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가 로망을 가지라 말씀드린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입니다. 돈을 조금 덜 받아도, 내가 주장한 시스템이 구현되고 사소한 밸런스라도 내 의견이 반영될 때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기획자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장악력은 연차가 쌓일수록 점점 늘어갑니다. 프로그래머 출신, 디자이너 출신 PD의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기획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기획자가 게임 개발 과정에서 가장 넓은 폭의 이슈에 대해 참여하고 핸들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입 때는 내가 생각한 방향성으로 게임을 못 만드는 것에 대한 실망감에 회의감이 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연차가 쌓일수록 내가 원하는 방향성을 게임에 적용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더해지는 일입니다.
오늘은 게임 기획자가 어떤 직업이고, 다른 사람에게 '게임을 기획한다'라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추려보았습니다.
아직도 게임 기획자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앞으로 이어질 포스팅도 기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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